폴 칼라니시의 <숨결이 바람 될 때>의 줄거리
폴 칼라니시의 <숨결이 바람될 때>는 37세의 젊은 나이로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신경외과 의사의 회고록입니다. 그는 전문의를 앞둔 신경외과 레지던트 마지막 해, 하루, 열네 시간씩 이어지는 혹독한 수련 생활 끝에 원하는 삶이 손에 잡힐 것 같던 것 같았지만.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신경외과 의사로서 치명적인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던 의사에서 본인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마주하게 된 마지막 2년의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직업적으로 늘 죽음을 담대하게 접하는 외과의사가, 자신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 비로소 죽음에 대하여 아주 몰입하여 성찰한 글로 매사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다가, 본인의 모습을 그냥 받아들이고, 그냥 그냥 본인 깜냥이 버티는 정도로만 살다가, 죽을 때가 되면 조용히 남들 하는 정도로만 연명치료를 하다가 죽음을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이런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누구보다 죽음을 코앞에서 목격해 왔고, 죽음에 대해 철학적으로 충분히 탐구해왔던 저자가 치명적인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게 되면서부터 쓴 생생한 회고록을 차분히 읽어보면, 누구든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될 것입니다.
만약 본인이 살 수 있는 날이 3년도 채 남지 않는다면 어떠겠습니까? 현재 본인이 지금 살고 있는 이 모습대로 살아도 괜찮은 것일까요?라고? 물으면 아마, 몬가 뜨끔할 독자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현재 본인이 주어진 모든 것이 유한하고, 곧 이 모든 소중한 것들과 작별하게 된다는 것을 피부로 생생하게 느끼는 상태에서는 세상 모든 만물과 온갖 이론과 철학 이데올로기들이 어떻게 자신에게 다가올지 궁금해집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을 앞둔 저자는 삶의 소중함과 의미에 대해 깊이 성찰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이런 경험을 해봤을 것입니다. 시험이나 과제 마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공부가 정말 잘됐던 적 있지 않은가요? 독서실이나 스터디 카페 등에서 공부할 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초인의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공부가 잘 됐던 적 있을 것입니다. 이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해야 할 분량을 모두 해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인 것인가요? 남은 시간 동안 오늘 범위를 반드시 마무리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뒤늦게 불타오르게 됩니다. 이러한 행동 패턴은 나중에 커서 직장에 가서도 겪게 되는데, 회사에서도 프로젝트 마감이 임박할 때, 점심시간 30분 전부터 일이 잘되고, 퇴근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을 때부터 일이 잘되어 저녁 늦게까지 야근하게 되는 직장인들도 많습니다. 다들 한 번씩 이런 경험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이처럼 사람은 끝의 끝을 가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집중이 최고도에 올라 스퍼트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비로소 아주 아주 긴박해지고 절박해집니다. 필사적으로 몰입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면, 바로 그 짧은 시간 동안 삶과 죽음에 대해 하게 될 통찰은 일반인들이 평생에 걸쳐할 분량을 압축해 놓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숨결이 바람 될때> 총평: 죽음이란 무엇일까?
-죽음이란 무엇일까요?
-과연, 죽음 속에서 삶이란 무엇일까요?
‘숨결이 바람될 때..’‘숨결이 바람될 때..’
여러 번 제목을 읽어보게 되는데, 정말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과 같은 것일까요?
사라져서 먼지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면 우리는 왜 그토록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열심히 사는 것일까요?
저자, 폴 칼라니시에 대하여..
이 글을 쓴 저자, 폴 칼라니시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삶을 치열하게 산 사람입니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생물학을 복수 전공하고 영문학 석사 학위까지 취득한 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역사학 및 철학 과정을 이수하고 예일대학교 의과 대학원에서 신경외과 레지던트과정을 밟으며, 문과 계열 및 이공계열을 두루 섭렵하는 이 시대 최고의 융합 교과적 인재 아닌가요??
어렸을 때부터 인생 계획을 단기적, 장기적으로 세우고 문학적 고찰과 과학적 접근을 통해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찰하고자 하는 인생 대목표를 세웠을 것입니다. 그는 평소에도 하루 14시간씩 수술실에서 일하는, 극한의 스케줄을 소화하는 외과의였습니다. 폐암에 걸린 상황에서도 조금 몸의 차도가 나아지자, 망설임 없이 수술실로 돌아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조금만 일해도 호소하는 피로감과 무기력에 지치는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이렇듯 저자는 열심히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 무엇일까요? 그는 암에 걸린 상황에서도 이 책을 쓰기 위해 집필 작업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으로서 죽음이 뒤쫓아올까 염려하며 글을 썼을까요? 포부와 야망이 큰 사람일수록,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죽음을 수용하기가 정말 힘들었을 텐데, 그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어땠을까요? 과연 그때 느끼는 감정을 무엇이었을까 진심으로 궁금했습니다.
그는 책에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치료했던 수많은 환자들이 남긴 발자국을 보고 따라갈 수 있어야 할 텐데,
기로 앞에 선 내 앞에 보이는 거라곤 텅 비고, 냉혹하고, 공허하고, 하얗게 빛나는 사막뿐이었다.’
아무리 수많은 죽음을 목도했어도, 본인의 죽음 앞에서는 누구든 처음이기에 언제나 당혹스러울 것입니다.
‘환자들을 돌봐야 한다면서 나를 몰아붙이던 그 의무가 사라지자,
나 자신이 어느새 병약자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마치 있는 힘을 다해 결승선을 통과한 후 쓰러지는 달리기 선수처럼. 선배들은 더는 내 것이 아닌 미래(젊은 의과학자 상 수상, 승진, 새집)를 살아가고 있었다. 아무도 내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아무런 계획도 없었으니 말이다’
불치병으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들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삶을 정리하면서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하겠거니 생각했는데, 그 시기 동안에는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까’라는 질문이 무색해진다니,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버틸지. 현재 한순간 한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는 ‘나는 완치되어 새 생명을 살게 될 것’이라는 허튼 희망을 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현실을 담담히 수용하고, 자신이 죽음을 맞을 가능성을 충분히 객관적으로 받아들인 채. 그 상태에서 고스란히 느끼는 모든 감정을 담담히 서술했습니다.
이 순간 그는 의사이고 무신론자였지만, 종교에 대한 생각도 바뀝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건 냉철하고 확률적인 과학이 아니라, 종교와 문학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아마 종교에서 말하는 희생과 구원, 용서라는 따뜻하고 다정한 가치들이 훨씬 더 마음속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죽음이라는 종착지가 안 보이고,, 막연하고 외로운 긴 여행을 앞에 두면, 세상 천하 무서울 것 없는 사람이라도 무엇 하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음의 안식처를 간절히 원할 것입니다. 현실에 있어서 시험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서 이겨야겠다 보다는,, 지금까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못한 것은 없는지 그런 것을 되돌아보고 겸손한 태도를 가질 것입니다.
‘나는 죽음과 마주한 채 내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했다. 죽음에 직면하고 보니 더 미뤄선 안되고 급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들이 많았다. 그날 아침 나는 결심했다. 수술실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왜냐고? 난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그게 바로 나니까. 그리고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회 방문객과도 같지만, 설사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인정하고 그때까지의 삶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한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본인이라면 죽음을 받아들이고 마지막 삶을 묵묵히 채울 수 있을까요? 또한 지금까지 주도적인 삶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죽음의 순간까지도 자신의 선택으로 주도적으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고 해야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삶은 죽음과 동전의 양면입니다. 두 개념은 서로가 있기에 존재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개념이기에 간과하고 살았던, 죽음이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한 감각. 삶은 그 자체로 소중한 기적이라는, 너무나 구태의연한 진리. 조금 더 긴장감을 가지고 마음 한편에 간직하고 진중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서 성공을 거머쥐어 늘 상승곡선만 타던 사람도 죽음이라는 엄청난 하강의 순간을 겪는다는 이 책을 읽으며, 삶의 조용한 내리막길을 따라 저자와 함께 겸허히 낙하하면서, 삶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며 유한하다는 사실을 의식 한편에 띄워두고 살아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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